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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박근혜 정부의'북한 다루기'

이번 대선 기간 북한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논평과 기자회견, 성명, 언론 기고문을 내놓았다. 대선 이슈로 불거진 서해북방한계선(NLL) 논란은 물론 박근혜 당선인의 외교안보통일 공약과 유신 부활 논쟁 등이 주 대상이었다. 우리 대선 무대에서 북한이 나름의 '선거운동'을 벌인 셈이다. 매번 선거 때마다 벌어지는 북한의 '선거운동'이 결과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기에 국내 언론들은 거의 주목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엔 좀 특이한 사례가 있었다. 바로 지난 1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하 조평통) 서기국이 박근혜 후보를 상대로 낸 '공개질문장'이다. 참고로 조평통 명의로 나오는 문건은 노동신문 등에 실리는 각종 논평과 달리 남북관계 현안에 대한 북한 당국의 공식 입장을 알리기 위한 목적을 갖는 것이 보통이다. 박근혜 후보가 외교안보통일 분야 정책 공약을 발표한 것은 지난달 5일이었다. '3대 기조, 7대 정책과제'로 제시된 공약에 대해 북한은 3일 만에 '조평통 대변인 기자문답' 형식으로 "전면대결공약, 전쟁공약"이라고 비난했다. 그랬던 북한이 20여 일 뒤에 박근혜 후보를 상대로 새삼 '대북정책 기본 입장'을 질문한 것이다. '공개질문장'의 내용은 북한이 늘 주장하는 것들이어서 크게 주목할 대목은 없다. 다만 형식과 시점은 상당히 계산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역시 박근혜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대북정책의 전환을 촉구한 것이다. 선거 결과가 나온 뒤에 할 법한 일을 앞당겨 실행한 셈이다. 선거철에 북한이 이런 식의 태도를 보인 것은 처음일 것이다. 이 점은 박근혜 당선인의 새 정부에 대해 북한이 새롭게 관계 설정을 모색할 것임을 시사한다. 2008년 초 막 출범한 이명박 대통령 정부에 대해 북한은 일찌감치 기대를 접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뒤 한 달여 동안 북한은 이 대통령에 대해 한 번도 발언한 적이 없었다. 김대중ㆍ노무현 정부가 보수적인 한나라당 정부로 바뀌었지만 대북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확신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던 것이 2008년 3월 26일 당시 김태영 합참의장 내정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 핵무기에 대한 선제타격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계기로 급변했다. 북한은 4월 1일부터 하루에도 몇 번씩 이 대통령에 대해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부었다. 남북한 교섭이 진행될 때를 제외하면 그칠 때가 없었으며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 북한이 박근혜 당선인을 상대로 대선 투표일에 앞서 공개질문장을 내놓은 것은 이명박 대통령 정부와 맺은 악연(惡緣)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라고 기자는 추정한다. 공개질문장에 담긴 질문들이 모두 '우리를 자극하지 말라'는 뜻을 에둘러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추정이 맞는다면 북한은 앞으로 상당 기간 박근혜 당선인 내지는 대통령을 상대로 한 발언을 자제할 것이다. 물론 2008년의 '핵무기 선제타격' 발언과 같은 돌발사건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말이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북한이 격하게 반응하는 사안들이 대부분 우리로선 납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유사시 군사작전을 총괄 책임져야 하는 합참의장 내정자가 의원들의 가상 상황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무심코 나온 '핵무기 선제타격' 발언이 남북관계에 결정적 타격을 가할 줄은 누구도 예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굳이 북한 입장을 이해해 보자면 '안 그래도 보수정권이 들어서서 울고 싶은데 선제타격 발언이 뺨을 때린 격'이라고나 해야 할까. 박근혜 당선인의 대북정책 공약 가운데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통해 남북관계를 정상화'한다는 내용이 있다. 남북한이 정치ㆍ군사, 사회ㆍ경제의 다방면에서 신뢰와 협력을 쌓음으로써 갈등을 해결하고 실질적 평화를 구축한다는 중장기 정책이다. 그런 신뢰 프로세스의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님을 위의 사례에서 알 수 있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라는 긴 여정이 순탄하게 자리잡기 위해 '박근혜 정부'가 고려해야 할 일은 무수히 많다. 북한의 비위를 맞출 필요까진 없지만 의도하지 않게 판이 깨지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강영진 한국 중앙일보 논설위원

2012-12-23

한·미 관계는 더 돈독해진다…박근혜 당선인 "동맹, 한단계 발전시킬 것"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대통령 당선으로 한미 관계는 더욱 긴밀해질 전망이다. 박 당선인은 한미 동맹관계를 공고히 하는데 역점을 둬온 이명박 정부의 외교 기조를 계승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재의 동맹관계를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그는 20일(한국시간) 새누리 당사에서 가진 대국민인사에서 한반도 외교의 양대 축인 미국, 중국과의 관계를 모두 한 단계 발전시키겠다며 이같은 목표를 제시했다. 오바마 정부 입장에서도 박 당선인의 당선은 '한미 관계의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여진다. 21일 오전 박 당선인은 오바마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촉발된 동북아 안보 위기에 대한 공동 대응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한파' 에드 로이스 의원(공화·가주)이 내년 초 연방하원 외교위원회의 신임 위원장으로 취임하는 것도 한미관계 발전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박 당선자가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맞게 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과 전시작전권 이양 등의 외교 현안은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2015년으로 예정된 작전권 전환과 관련, "차질 없이 추진해 한국군 주도의 새로운 한미 연합방위체제를 정착시키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그가 안보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작전권 전환이 임박한 시점에서 전력 공백 우려가 커지면 전환 시점 연기를 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원자력 협정 개정 문제,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민감한 사안들에선 다소 이견이 예상된다. 박 당선자에게 가장 큰 도전 과제는 미국, 중국과의 관계를 모두 발전시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의 이익이 충돌할 경우, 한국의 균형외교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경쟁하고 있는 관계이기 때문에 그 사이에서 무조건 균형을 취하긴 어렵다"면서 "어느 때보다 우리 외교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로켓 및 핵개발을 포함한 대북 문제에 대해서도 박 당선인은 오바마 정부와 보조를 맞출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북한 도발을 억제하는 가운데 북한이 기존 합의를 준수하도록 관련국의 협조를 강화할 생각이다. 또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전제조건으로 비핵화 사전조치를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도발 대신 변화의 길을 선택할 경우엔 한미 간에 북한 끌어안기 속도 조율을 놓고 이견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로이스 의원이 최근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문재인·안철수 후보가 모두 북한과의 대화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우려하며 "누가 대통령이 되든 한국의 대북정책은 실패한 햇볕정책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던 것이 이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김병일 기자 [email protected]

2012-12-20

[윌셔 플레이스] 박근혜의 '허스토리'

미시간 여성 음악페스티벌은 매년 8월 수천명의 인파가 몰리는 여성 축제다. 유명 뮤지션들이 야외공연을 펼치는가 하면 정치인들을 초청해 격한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남녀평등과 관련한 주제가 단골 메뉴다. 참가자들은 '여성으로 태어난 여성'으로 엄격히 제한돼 있다. 성전환 수술로 여성이 된 이른바 트랜스젠더는 얼씬도 못한다. 행사 진행은 물론이고 조명시설과 캠프장 설치까지도 여성들이 도맡아 하고 있다. 축제는 올해 벌써 36년째를 맞았다. 여성의 복수형을 '위민(womyn)'으로 표기하는 것만 봐도 이 축제가 예사롭지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남성에 종속되기 싫다며 위민(women)에서 'men'을 빼고 대신 어느 쪽과도 관련이 없는 'myn'을 넣어 신조어를 만들었다. 그 뿐이 아니다. 축제 참석자들을 일컬어 여왕(queen)이라고 불렀다. 고대 영어에선 신분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모든 여자들을 '퀸'이라 불렀던 데서 비롯됐다고 한다. 여자들이 귀하신 몸으로 대접받는 미시간 축제에 뭇여성들의 시선이 쏠리게 된 건 당연했다. 멀리 일본 호주 유럽 등에서도 참가자가 몰려들어 축제는 여권신장의 한마당 잔치로 치러졌다. 참석자들은 저마다 남성 위주의 '히스토리'가 아닌 그녀들 만의 역사 곧 '허스토리(herstory)'를 펼치자며 다짐 또 다짐했다. 1주일 동안 텐트에서 자고 먹고 즐기며 열띤 토론을 벌여 여성파워의 메카로 자리잡았다. 지난 90년대 중반 랜덤하우스가 출판하는 웹스터사전이 개정판을 내놓으면서 미시간 축제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위민'과 '허스토리'를 정식 단어로 수록한 것이다. 미국 영어의 표준으로 평가받는 사전이어서 이 같은 결정은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히스토리는 앞에 히스(his)가 붙어서 그렇지 사실 남성과는 무관한 단어다. 옛 그리스인들이 특정 사건이나 이야기를 흥미있게 정리해 놓은 걸 '히스토리아'라고 불렀는데 이게 영어에서 '히스토리'로 굳어진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웹스터 측은 여성계의 의견을 수용해 '허스토리'를 별도의 단어로 취급한 것이다. 대한민국 헌정사상 최초로 '위민' 대통령이 탄생해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여성 대통령은 세계적인 추세여서 별로 놀랄 사건도 아니다. 스위스는 여성 정치인들이 내리 대통령으로 뽑혀 권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위기 땐 여성 특유의 감성정치와 모성애 리더십이 처방이어서 여성이 최고 통치자가 되는 나라가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한국은 주변국가들에 비해 여성에 대한 편견이 심한데도 먼저 여성 대통령이 나와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모양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신라의 선덕.진덕.진성여왕 이래 천년이 넘어 탄생한 첫 '퀸'이라고 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앞으로 5년 박근혜 당선인이 어떤 '허스토리'를 써내려갈지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한 표를 행사한 이곳 한인들도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미국도 차기 유력 대선주자는 힐러리 클린턴이다. 예상대로 힐러리가 집권에 성공할 경우 2017년 첫 임기를 시작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5년 중 마지막 5년차에 해당되는 해다. 한.미정상회담 테이블에 두 여성이 나란히 손 잡고 나타나는 장면은 상상만해도 흐뭇하다. 박근혜와 힐러리의 '허스토리'가 성사될 듯한 느낌이다.

2012-12-20

“박근혜 대통령 당선을 축하합니다”

19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18대 대통령으로 당선이 확정되자 시카고에서도 축하행사가 마련됐다. 이날 오후 미중서부새누리자문위원회(본부장 김길영)는 나일스의 아리랑가든에서 당선축하연을 개최했다. 자문위원 등 80여명이 참석한 행사에서는 선거 당일 화면자료를 시청하고 박 당선인이 새누리당사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는 모습을 생중계로 지켜보기도 했다. 박근혜 후보 중앙선거대책위 인재영입위 해외국민본부 중서부 위원장이기도 한 김길영 본부장은 “많은 동포들이 새벽잠을 쫓아가며 간절한 마음으로 개표방송을 지켜본 것으로 안다. 그동안 투표 홍보와 독려 활동을 펼친 여러분들의 노고가 당선으로 이어졌다”며 “특히 시카고에서는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자생단체들이 모두 힘을 합쳐 한마음으로 활동한 것이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 김종덕 일리노이새누리자문위 본부장도 “동포들은 그간 종북세력의 활동으로 불안했는데 박근혜 후보의 당선으로 걱정을 놓게 됐다. 지난 1년반동안 재외동포들이 열심히 노력해 당선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완수 한미HR포럼 대표 역시 “당선인이 민생대통령, 약속대통령, 국민대통합 대통령이 됐으면 한다. 또 재외동포 권익신장을 위해서도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 자리에서는 또 재외선거를 위해 순회접수를 비롯 투표소 설치, 한국과의 활발한 문화교류, 차세대인재 발굴과 함께 박 당선인이 임기중 시카고를 꼭 방문해 줄 것 등의 의견이 나왔다. 이른 새벽부터 개표 상황을 단체로 지켜봤던 포럼 동서남북도 이날 저녁 나일스의 우리마을에서 파티를 열고 그 동안의 노력을 격려하고 서로 축하를 나누는 등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민주통합당 재외선거대책위 시카고본부 관계자들도 이날 저녁 별도 모임을 가졌다. 박춘호 기자 [email protected]

2012-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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